사회에 나오면 월급이 생기고, 월급이 생기면 “어디에 넣어두지?” 하는 고민이 시작된다. 주식? 코인? 아직 그건 무섭고, 일단 예금에 넣어보려는데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
나도 첫 월급 받았을 때 그랬다. 급여 통장이 국민은행이었으니까 아무 생각 없이 국민은행 정기예금에 넣었다. 나중에 보니 금리가 다른 은행보다 0.5% 낮았다. 300만 원 넣어놓고 1년 뒤에 받은 이자가 다른 데 넣었으면 받았을 금액보다 1만 5천 원 적었다. 금액이 작아서 “뭐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겼는데, 돌이켜보면 그때 비교하는 습관을 안 들인 게 아쉽다.
이 글은 예금이 처음인 사람을 위한 글이다. 복잡한 건 빼고, 진짜 필요한 것만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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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이 뭔지부터 간단하게
예금은 은행에 돈을 맡기고, 약속한 기간이 지나면 이자를 받는 거다. 크게 두 종류가 있다.
– 정기예금: 목돈을 한 번에 넣고, 만기까지 묶어두는 방식. 예를 들어 500만 원을 12개월 넣으면 12개월 후에 원금 + 이자를 돌려받는다.
– 정기적금: 매달 일정 금액을 넣는 방식. 매달 50만 원씩 12개월 넣으면 600만 원 + 이자.
첫 예금이라면 목돈이 있으면 정기예금, 없으면 정기적금으로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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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자보호제도: 5천만 원까지는 안전하다
“은행이 망하면 내 돈은 어떻게 되지?”
걱정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한국에는 예금자보호제도가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1인당, 1금융기관당 5천만 원까지 보호해준다. 은행이 파산해도 5천만 원까지는 돌려받을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1금융기관당”이라는 거다. 국민은행에 3천, 신한은행에 3천 넣으면 각각 보호된다. 하지만 국민은행에 7천 넣으면 5천만 보호되고 2천은 위험하다.
20대에 5천만 원 넘게 예금할 일은 많지 않겠지만, 이건 금융의 기본이니 알아두자. 나중에 돈이 불어나면 분산해서 넣는 습관이 필요하다.
보호 대상인 금융기관:
– 시중은행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케이뱅크)
– 저축은행
– 증권사 예탁금
보호 안 되는 것:
– 투자 상품 (펀드, ELS, 주식 등)
– 5천만 원 초과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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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면 비대면 상품으로 시작해라
진심으로 하는 말이다. 첫 예금은 비대면으로 가입하자.
이유는 간단하다.
1. 금리가 더 높다
비대면 전용 상품은 영업점 방문 상품보다 금리가 0.1~0.3% 높은 경우가 많다. 은행 입장에서 인건비가 안 드니까 그만큼 금리로 돌려주는 거다.
2. 우대조건이 단순하다
영업점 상품은 “이 카드 만들고, 급여이체 걸고, 공과금 자동이체 2건 이상…” 이런 우대조건이 붙는다. 비대면 상품은 상대적으로 조건이 적거나 아예 없다.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처럼 우대조건 없이 기본금리가 최고금리인 상품도 있다.
3. 가입이 빠르다
앱에서 5분이면 끝난다. 은행 갈 필요 없고, 번호표 뽑을 필요 없다. 처음에 계좌 개설할 때 신분증 촬영이 필요한데, 이것도 앱 안에서 다 된다.
나는 처음 비대면으로 예금 넣었을 때 “이게 끝이야?” 싶었다. 진짜 5분이면 된다. 은행 가서 30분 기다리는 것보다 이게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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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대조건 없는 상품을 먼저 봐라
20대, 사회초년생에게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게 이거다.
처음부터 우대조건이 복잡한 상품을 고르지 마라. “최고 금리 3.80%!” 이런 거 보면 눈이 갈 수 있는데, 그 금리를 받으려면 조건이 5~6개 붙어 있다. 급여이체, 카드 실적, 앱 로그인, 오픈뱅킹 등록, 마케팅 동의…
처음에는 이런 거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한 달에 하나만 빠뜨려도 우대금리가 날아간다. 그러면 기본금리 2.5%만 받게 되는데, 처음부터 조건 없는 3.20% 상품에 넣었으면 더 이득이었을 수도 있다.
결론: 처음에는 기본금리가 높고 우대조건이 없는(또는 적은) 상품을 고르자. 금리 비교에 익숙해진 다음에 우대조건 상품을 노려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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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선택 기준: 금리 vs 편의성
금리 우선이면
2026년 4월 기준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다.
| 은행 | 12개월 정기예금 금리 (기본) |
|——|————————–|
| 케이뱅크 (코드K) | 3.20% |
| 카카오뱅크 | 3.00% |
| 토스뱅크 | 3.05% |
| 국민은행 | 2.70% |
| 신한은행 | 2.75% |
| 하나은행 | 2.72% |
시중은행 기본금리와 인터넷은행 기본금리 차이가 0.3~0.5% 난다. 금리만 보면 인터넷전문은행이 확실히 유리하다.
편의성 우선이면
카카오뱅크는 앱이 정말 편하다. 가입, 이체, 조회까지 직관적이다. 카카오톡으로 송금도 된다. 금리가 최상위는 아니지만, “앱이 편한 게 최고다”라는 사람에게는 나쁘지 않다.
토스뱅크도 토스 앱 안에서 돌아가니까 토스를 이미 쓰고 있으면 추가 설치 없이 바로 쓸 수 있다.
케이뱅크는 앱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카카오뱅크나 토스뱅크보다는 약간 투박하다. 대신 금리가 제일 높으니까 트레이드오프다.
내 추천
첫 예금이라면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을 추천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 우대조건 없이 3.20%
– 비대면 가입 5분
– 예금자보호 적용
– 1백만 원부터 가입 가능
“일단 넣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 복잡한 조건 따지다 결국 안 넣는 것보다, 심플한 상품에 일단 넣어보는 게 100배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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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때 알아두면 좋은 금융 상식
단리와 복리
– 단리: 원금에만 이자가 붙는다. 1000만 원 3%면 매년 30만 원.
– 복리: 원금 + 이자에 이자가 붙는다. 첫 해 30만 원, 둘째 해는 1030만 원의 3%인 30.9만 원.
대부분의 예금은 단리다. 복리 상품은 드물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복리 효과는 크다. 적금이나 투자에서 복리 개념은 매우 중요하니 이때부터 이해해두면 좋다.
이자소득세 15.4%
예금 이자에는 세금이 15.4% 붙는다. 세전 금리 3.20%의 세후 금리는 약 2.71%. 은행 광고 금리는 항상 세전이라는 걸 기억하자. 자세한 내용은 별도 글에서 정리했다.
중도해지
예금은 약속한 기간(만기)까지 넣어두는 거다. 만기 전에 빼면 중도해지가 되고, 이자를 거의 못 받는다. 보통 기본금리의 30~50% 수준으로 깎인다.
그래서 쓸 돈은 예금에 넣지 말자. 예금은 확실히 안 쓸 돈만 넣는 거다. 쓸 수도 있는 돈은 파킹통장에 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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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예금 실전 가이드 (5단계)
실제로 처음 예금 넣는 과정을 순서대로 정리한다.
1단계: 금액과 기간 정하기
먼저 “얼마를, 얼마 동안 안 쓸 수 있는가”를 정한다.
– 여윳돈이 300만 원이고, 6개월은 안 쓸 수 있다 → 6개월 정기예금
– 매달 50만 원씩 모을 수 있다 → 12개월 정기적금
무리하지 말자. 3개월 후에 빼야 할 돈을 12개월에 넣으면 중도해지 당한다.
2단계: 금리 비교하기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 사이트(finlife.fss.or.kr)에서 금리를 비교할 수 있다. 은행별, 기간별로 정렬이 된다. 앱으로도 확인 가능하고, 토스 앱에서도 예금 금리 비교가 된다.
3단계: 은행 앱 설치 + 계좌 개설
원하는 상품이 있는 은행 앱을 설치하고,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다. 신분증(주민등록증 또는 운전면허증)이 필요하다. 영상통화 본인확인을 하는 은행도 있다.
4단계: 예금 가입
계좌가 만들어지면 앱에서 예금 상품을 선택하고 가입한다. 금액, 기간, 이자 지급 방식 등을 선택하면 끝이다.
5단계: 만기 알림 설정
만기일을 잊어버리면 만기 후에도 돈이 그냥 놓여 있게 된다. 만기 후 이자는 매우 낮다(0.2~1% 수준). 앱 푸시 알림을 켜놓거나, 달력에 만기일을 적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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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금융 습관을 만들면 30대가 달라진다
솔직히 20대 때 예금 이자로 큰 돈을 벌 수는 없다. 300만 원 넣어서 1년에 이자 9만 원. 많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건 금액이 아니라 습관이다.
– 금리를 비교하는 습관
– 세후 수익을 계산하는 습관
– 돈의 용도별로 분리하는 습관
– 금융 상품의 조건을 읽는 습관
이런 게 20대 때 몸에 배면, 30대에 목돈이 생겼을 때 훨씬 유리하다. 30대에 갑자기 5천만 원이 생겼는데 금융 경험이 없으면 어디에 넣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월급통장에 방치하는 사람이 진짜 있다. 아니면 누군가가 추천하는 투자에 묻지마로 넣었다가 크게 잃기도 한다.
나도 20대 초반에 별 생각 없이 넣었던 첫 예금이 시작이었다. 금리 비교하다 보니 경제 뉴스를 읽게 됐고, 금리 뉴스를 읽다 보니 기준금리가 뭔지 알게 됐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재테크에 관심이 생겼다. 예금 하나에서 시작한 건데, 지금 와서 보면 그게 금융 공부의 출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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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처음이면 이렇게 하자
1. 비대면 상품으로 가입한다. 은행 갈 필요 없다.
2. 우대조건 없는 상품을 고른다. 복잡한 건 나중에.
3. 예금자보호 5천만 원 한도를 기억한다.
4. 세전 금리 ≠ 세후 금리를 안다.
5. 안 쓸 돈만 예금에 넣는다. 쓸 돈은 파킹통장.
6. 만기 알림을 설정한다.
이 6가지면 충분하다. 첫 예금은 완벽할 필요 없다. 일단 넣어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비교하고, 넣고, 만기에 이자 받는 경험을 한 번 해보면 다음부터는 훨씬 수월해진다.
*본 글의 금리 정보는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2026년 3월 공시) 기준이며, 실제 금리는 시점 및 개인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